코니랑브라운
[쌍둥이 육아] 미숙아를 키우는 각오 본문
미숙아 쌍둥이 키우기의 현실
36주 5일 각각 2.2kg, 2.1kg 로 태어난 둥이들.
선둥이 후둥이 모두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실로 올라갔었지만 후둥이는 호흡이 잘 안되어 10분만에 니큐로 다시 옮겨졌다.
신생아실에 있든, 니큐에 있든 미숙아인 건 같아서 막연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각오와 콘크리트 멘탈이 필요했다.
1. 병원에서 같이 퇴원하지 못할 각오
상계백병원의 경우 오전 수술은 전날 입원 포함해 5박 6일 입원해야한다.
선둥이는 다행히 함께 퇴원하여 같이 산후조리원으로 바로 이동했지만 후둥이는 자가호흡이 될때까지 상황을 지켜보느라 니큐에 좀 더 남아있었는데 혼자 병원에 남겨두고 왔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가 퇴원한 뒤 3일 후 후둥이도 내큐에서 퇴원하여 조리원에 입소할 수 있었다.
당시 조리원에 입소한 애기엄마 중 쌍둥이를 낳은 분이 있었는데 조리원 퇴소할 때까지 아이 한명이 니큐에 남아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이 마음아파했던 기억이 있다 ㅠㅠ
2. 각종 검사와 그 결과를 받아들일 각오
처음 맨탈에 위기가 왔던 건 줄줄이 잡혀있는 각종 검사들.
니큐에 있었던 후둥이가 퇴원하면서 받은 각종 검사 예약 종이다. 선둥이도 니큐만 안갔을 뿐이지 미숙아인 건 마찬가지라 저만큼은 아니어도 각종 검사 예약이 잡혀있었다.
신생아라 짐도 많고, 대학병원이라 대기도 길다보니 병원 한 번 다녀오는 날엔 진이 다 빠지는데 더 문제인건 저 검사를 받고 끝이 아니라는 거다.
결과가 좋으면 1-3개월 뒤 재진이 잡히고 결과가 안좋으면 2-4주 내 재진이 잡힌다는 것 ㅠㅠ.. 돌 정도까지는 발달상황과 더불어 지속 관찰해야한다고 한다.
후둥이의 경우 태어날 때 갑상선 수치(TSH) 가 22.1로 높아서(정상은 7미만) 2주 뒤 재검이 떴는데 15.5러 여전히 높은 수치가 나와 또 재검이 떴다.
2주 뒤 다시 피검사 했을때도 13.7로 수치가 여전히 높았는데 4주 뒤 다시 검사했을 땐 5.5가 나와 겨우 정상판정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인터넷을 뒤지며 약을 먹게 되면 어떡하나 온갖 걱정을 다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ㅠㅠ
물론 미숙아를 키우면서 도움받는 것도 있긴 하다.
미숙아 의료비지원 사업인데.. 이 사업의 맹점은 니큐(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아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것.
근데 우리나라는 의료보험이 참 잘 되어있어서 니큐 비용이 생각보다 높지가 않다.
신생아실에서 5일 입원했던 선둥이는 병원비로 50만원 넘게 나왔는데 니큐에서 8일 입원했던 후둥이는 병원비로 10만원 조금 넘게 나왔던 것 ㅋㅋ
선둥이 병원비가 훨씬 높게 나왔지만 니큐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을 못해준다고 한다. 결국 보건소 방문하여 후둥이 의료비만 지원신청했는데 신청한지 약 한달만에 절반정도 돌려받았다.
67,510원..ㅎ
다행히 태아보험에서 선둥이 병원비도 많이 돌려받긴 했지만 출산장려 생색내기 사업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쌍둥이 임신은 정말 힘들긴 하다. 36주 5일까지 버틴 것도 과거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뱃속의 아기가 작다면, 미숙아를 키울 때 필요한 각오를 좀 더 자세히 미리 알고 있었다면 하루 이틀 정도는 더 버티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보통 쌍둥이 엄마들은 제왕하는 경우가 많고 36주와 37주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 글이 예비 쌍둥이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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