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육아일상/쌍둥이 육아일상

[쌍둥이 임신 36주] 상계백병원 쌍둥이 출산 후기 및 병원비 정리

코니랑브라운 2022. 8. 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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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상계백병원에서 임신 36주 5일 쌍둥이 제왕절개로 출산한 후기(출산과정 및 병원비 정리)



1. 상계백병원 전원과정

첫째(단태아)를 메디아이에서 출산한지라 둘째도 자연스럽게 메디아이에서 진료를 다녔다. 쌍둥이의 경우 만삭을 37주로 보는데, 메디아이는 인큐 및 니큐가 없다보니 담당 교수님께서 먼저 전원 이야기를 꺼냈고 임신 중기부터 전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첫째를 자연분만한 지라 쌍둥이 자연분만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1달 대기해서 다둥이 출산으로 유명한 서울대 전종관 교수님 예약 진료도 받아봤는데 초진이라 그런지 대기 시간이 너—무 길었고(무려 4시간..) 전원 서류 보는 사람 따로, 초음파 봐주는 사람 따로, 정작 교수님 진료는 5분만에 끝나서 ㅠㅠ 서울대 출산은 포기(집에서 멀기도 했고)

상계백병원에 쌍둥이 출산으로 유명하다는 서용수 교수님 진료 예약을 해봤는데, 전원서류도 직접 봐주시고 초음파도 직접 봐주신데다가 후기에서 본 것처럼 자상하게 이것저것 잘 설명해주셔서 믿음이 갔다. 만삭까지 진료 보는 동안 뱃속 아이가 역아였다 정상자세였다 몇 번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제왕으로 맘을 굳히고 상계백병원에서 출산을 결정했다.


2. 상계백병원 출산 준비물 및 코로나 검사


일반 산부인과 출산과 달리 대학병원은 과잉진료를 줄이기위해 산모가 직접 준비해와야 하는 게 많다. 첫째 때는 진짜 몸만 가도 됐는데 ㅋㅋ 산모패드에 아기 기저귀, 베냇저고리 등등 짐 챙기려니 귀찮긴하다.

참고로 상계백병원은 수술전날 입원 포함해서 5박 6일 입원해야하고, 입원 하루 전날 산모 및 보호자는 백병원을 방문하여 코로나19 검사(PCR 검사)를 완료해야한다. 환자 포함 보호자는 입원한 뒤엔 외출이 불가능하다. (병원 내 지하 1층에 작은 편의점 및 보호자 용 식당이 있긴함)


3. 입원 및 제왕절개 수술, 회복과정

상계백병원 산과 입원실은 1인실 2개, 6인실 2개, 8인실 2개로 큰 편은 아니다. 그래서 1인실 자리가 없음… 그나마 다행인지 6인실 창가자리로 배정받았고, 나나 오빠나 둘다 성격이 무난해서 6인실에서도 큰 불편함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침대가 모션베드라서 제왕 후 큰 도움을 받음 ㅠㅠ


입원 1일차

병원복으로 갈아입고(m작아서 xl로 교환함), 가족력 병력 복용중인 약 등 조사 후 제모, 피검사, 주사줄 달기

수술동의서 작성, 마취동의서 작성, 분만실로 이동하여 수축검사, 항생제 테스트(아픔!!), 금식전 저녁식사, 아기 심장소리 체크, 오전 수술이라 자정부터 금식

입원 2일차(오전 첫타임 수술)

오전 6시 수술복 상의 갈아입고 태동검사
7시 40분 마지막 화장실 속옷탈의
7시 55분 침대 누워서 수술실로 이동
새우자세로 척추 하반신 마취(제왕절개 시 알몸으로 수술대에 올라간다는 후기들을 본 적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상계백병원은 등이 오픈된 수술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등 뒤의 리본만 풀어서 척추마취하고, 수술대 올라가서도 인격적으로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가려주면서 수술준비하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안심이 됐다)
마취됐는지 테스트 하는데 여전히 아파서 용량 늘려 추가로 마취
배 흔들흔들하면서 배가 가벼운 느낌이 들더니
9:06 선둥이 2.2kg,9:07 후둥이 2.1kg로 출산
후처치 과정에서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어서 수면마취로 재워주심

회복실에서 눈 떴는데 추워서 온몸이 덜덜떨림
11시 병실로 올라옴. 침대 옮겨탈때, 복대 모래주머니 채워줄 때 너무 아파서 엉엉
선둥이 후둥이 모두 자가호흡이 되어서 신생아실로 갔으나 후둥이 호흡이 불안해서 10분만에 니큐(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이야기 들음 ㅠㅠ..

4시 까지 머리 들면 안되고 잠도 자면 안된다고 함. (자꾸 졸려서 오빠가 잠에서 깨우려고 고생함ㅋㅋ)
마취 풀릴때 조금씩 발가락부터 움직이다 한쪽씩 무릎 세우는 연습
4시 물 먹음.
5시 음식물 섭취가능.
오로 나오기 시작해서 패드 갈아주셨는데 억 소리나게 아픔. 무통 계속 20분 마다 누르고 뒤척뒤척 움직이는 연습함
6시 저녁 병원밥(모션 베드 덕분에 겨우 구부정하게 기대서 밥먹음 ㅠㅠ)
누워서 최대한 열심히 꼬물거리면서 움직였고, 소변줄 때문에 패드를 침대에서 갈아야 하므로 브릿지 자세 연습 많이 하려고 노력함.

20분마다 누를 수 있는 무통 버튼.
눌러도 눌러도 줄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눌러봐도 고통이 별로 줄지 않는 것 같아서 의심했는데


이틀 정도 지나니 이렇게 줄어들어 있었다. 들어가고 있긴 했음…일어나기 연습 할때마다 꾹- 누르고 심호흡 한 번 해야 그나마 용기가 생김

입원 3일차

새벽 4시 혈압체크, 소염제 등 주사, 피검사(대학병원이라 새벽 4시~4시30분부터 간호사 쌤이 돌아다니며 혈압체크, 피검사 하기때문에 잠을 푹 잘 수가 없다.)
오전 7시 소변줄 제거(아픔!!)
11시 이내 소변보기 미션 성공.(침대에 걸터앉는데 30분 제자리 서기 30분 걸림ㅠㅠ 이때가 제일 아픔)
이때부턴 소변 볼때마다 소변량도 체크해야해서 오빠한테 민망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함 ㅠㅠ..
단유약 복용 및 가슴압박 붕대 감기
아침 점심 저녁먹고 하루 세번 일어나기+걷기 운동(일어 날때마다 누가 수술부위를 아래로 잡아 당기는 듯한 고통이 ㅠㅠ..)
신생아실에 있는 선둥이는 언제든 면회 가능하기 때문에 선둥이 보러가려고 열심히 운동함


입원 4일차

무통 끝남(또다시 고통의 시작)
새벽에 4시까지 잠 못자고 끙끙거리다 진통제 맞고 숙면(상계백병원은 진통제 엉덩이 주사가 아니고 수액 맞기위해 팔에 꼽은 주사줄에 바로 놔주시기 때문에 안아파서 좋다)
새벽마다 수술부위 소독하러 오심(밴드 땔때마다 너무 아픔ㅠㅠ 나중에 보니 수포처럼 살이 부풀어 올라서 힘들었음)

오후 2시 니큐에 간 후둥이 건으로 쇼아과 교수님과 상담함. 다행히 가장 낮은 단계의 산소치료 중이며 같이 퇴원은 어렵지만 나와 선둥이 퇴원 후 2-3일 뒤에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셔서 일단 안심.

이날까지는 먹고 마시는 것 기록과 함께 소변통에 쉬하고 소변량 체크했고, 정상적으로 배출되고 있는게 확인되어서 그 뒤로는 소변통 사용안함.
오후 8시 질 소독(일어나 걷는 것도 아직 힘든데 일회용 치마로 갈아입기까지 해야함 ㅠㅠㅋㅋ)

자기전 진통제 주사 맞음. 진통제 왠만하면 안맞으려고 했는데 무통없으니 훗배앓이 때문에 배가 뭉치고 가진통 오듯 너무 아팠다. 아침점심저녁으로 타이레놀 두알씩 주긴 하는데 밤잠을 설쳐서 이날 부터 자기 전에 진통제 한방씩 맞음.


입원 5일차

새벽 4시 주사줄 뺌
새벽 5시 페인퓨저 제거
아침 점심 저녁 먹고 운동(여전히 일어서는 건 힘들지만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음, 부축없이 혼자 걷기 가능)
오후 8시 질 소독
자기전 진통제 한방.(주사줄 제거해서 팔에 그냥 맞음)

입원 6일차(퇴원)

오전 7시 소변검사 및 피검사(철분수치 약간 낮지만 정상이라고 함. 출산 후 2개월까지는 철분제 꾸준히 복용하라고 하심)
퇴원날 되니까 좀 어기적거리긴 해도 혼자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수준은 됨.
오전 실밥제거(오후 3시 이후 밴드 제거 후 샤워 가능하다고 하셔서 조리원에서 첫 샤워함!)
퇴원 수속 (카톡으로 정산안내 오면 산모, 아기 각각 정산 후 1층에서 퇴원수속한 뒤 신생아실에서 아기 데리러 가면 됨)


4. 상계백병원 환자식

그냥 무난무난..
솔직히 엄청 맛있거나 하진 않고 그냥 남이 차려주니까, 배가 고프긴 하니까 먹는 밥 정도.


5. 신생아실과 니큐(신생아 중환자실)

신생아실은 항시 면회 가능이라 인터폰하면 유리창 너머로 아이를 볼 수 있다. 제왕후 운동할 겸 매일 한 두번씩은 선둥이 보러 왔었다 ㅎㅎ

반면 니큐(신생아 중환자실)는 면회가 아예 안된다ㅠㅠ.. 후둥이는 출산할 때 잠깐 보고 퇴원할 때까지 직접 만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인터폰해서 안에 계신 간호사 선생님께 부탁드리면 사진은 찍어서 보여주심 ㅎㅎ 후둥이 혼자두고 퇴원할 때 맘이 너무 아팠는데 사진보며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상담해주시는 교수님도, 간호사 쌤들도 다 너무 친절하셔서 감사했다.

퇴원 시 아기 주의사항 꼼꼼하게 전달해주셨고, 준비해간 배넷과 속싸개로 잘 싸매주셔서(?) 조리원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한여름이라 겉싸개는 준비하지 않음)


6. 제왕수술 병원비 및 신생아실, 니큐 병원비

상계백병원은 산모, 선둥이, 후둥이 모두 따로 병원비가 청구되기 때문에 각각 세번 정산을 해야한다.

병원비가 의외의 부분 중 하나 였는데..
내(산모) 병원비는 총 362,420원(퇴원당시 가정산 때 55만원이 나왔으나, 나중에 36만원으로 줄어들어 다시 결제함), 신생아실로 바로 간 선둥이는 585,695원, 니큐가서 총 7박 8일 입원했던 후둥이는 123,190원이 나왔다.

선둥이 의료비가 제일 높게 나옴ㅋㅋㅋㅋ 후둥이는 니큐 들어가면서 보험적용이 되어 각종 비급여 검사비가 줄어든 것 같다. 암튼 합쳐서 100만원이 넘게 나왔다 ㅋㅋㅋ

쌍둥이는 임신출산 바우처로 140만원을 지원받는데(단태아는 100만원), 내 병원비 36만원 결제한 상태에서 이미 3만원 초과한 상태 ㅋㅋ 쌍둥이 임신부터 출산까지 병원비만 대략 210만원 든 셈이다. 쌍둥이 의료비 지원도 더 높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 상계백병원 출산후기 정리

쌍둥이의 경우 37주를 만삭으로 보기 때문에 몸무게와 상관없이 ‘자가호흡’ 여부가 중요하다. 나의 경우 수술 1주일 전 마지막 진료에서도 아기들 몸무게가 2kg를 겨우 넘겨서 둘다 니큐가는 걸 각오했었고, 나 역시 B형간염보균자라 이벤트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대학병원인 상계백병원을 출산 병원으로 선택했다.

정말 운좋게도, 다행히, 나도 선둥이도 수술 후 문제없이 회복했고, 후둥이도 대학병원에서 출산한 덕분에 의료진들의 빠른 판단으로 니큐로 옮겨져 치료받아 얼마 차이나지 않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제왕 수술 부위도 잘 꼬매주셔서 거의 티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니큐에 간 이상 각종 검사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 또한 일반 산부인과에서 출산했다면 직접 전화해서 예약하고 대기해야 했을텐데, 상계백병원에서 출산한 덕분에 신생아실 및 소아과에서 알아서 필요한 검사들을 알맞은 시기에 맞춰서 예약해주셔서 감사했다. 앞으로 한두달 간은 각종 검사때문에 바쁘게 병원을 왔다갔다 해야할 것 같지만 좋은 결과가 있길 기다려본다.